책을 다독하는 사람으로써 유일하게 읽지 않는 분야가 예술 계통이였다. 특히 미술은 전혀 관심사 밖 이기에 읽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나, 그래도 살면서 미술 쪽 상식도 좀 갖추어야 겠다는 생각에 미술사 책을 읽기로 하였다.
서양미술사 하면 대표적으로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가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진중권의 서양미술사가 있다.
미술사는 처음 읽는 분야이기에 한국인이 한국어로 쓴 책이 더 수월하겠다 생각했다. 진중권이라는 평론가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텔레비전에 나오는 그의 모습을 보면 분명 말을 잘하고 자신의 전공 분야에 학식이 있어 보인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쓰인지 꽤 오래되기도 하였으며, 중립적인 입장 보다는 서양의 입장에서 쓰였다고 한다. 또한 책의 표지를 보면 일반 대중 교양 서적이 아닌 전문 서적처럼 보이는 것도 한 몫 했다.
처음에 진중권이 서양미술사를 읽을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제목처럼 미술의 역사를 이야기 하듯이 풀어서 설명해줄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나에게 꽤 고된 시간이었다. 미술의 사조와 표현 방식은 꽤나 복잡했으며, 여기에 사용되는 전문 미술가 어휘들까지 생소했기에 내용을 이해하는데 쉽지 않았다. 그래도 1권인 고전예술은 그럭저럭 잘 넘어갔다. 하지만 후기 모더니즘에 오면 도대체 무슨 글을 읽는 것이지 알 수가 없었다. 마치 추상 미술을 보면 아무 생각이 없는 것처럼 내용이 논문을 보는 듯 했다. 진중권을 끝내고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를 읽어야 할 텐데 진중권의 서양미술사에게 호되게 맞아서 더 어려워보이는 곰브리치 서양미술사는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서론에는 이 책을 쓴 이유가 간략히 서술되어 있다. 일반인들도 읽을 수 있게끔 전문 용어들을 최대한 쓰지 않았다고 한다. 확실히 진중권의 서양미술사보다 전문 용어가 덜 쓰여 읽기가 훨씬 수월하다. 문장을 살펴보면 곰브리치 서양미술사는 영어 버전을 한국어로 번역했기에 처음부터 한국어로 쓰인 책보다 읽기가 어려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문장의 구성이나 진행 과정 역시 진중권의 책보다 훨씬 좋다. 진중권 서양미술사의 읽기 난이도가 최상이라면 곰브리치의 미술사는 중 정도에 해당한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서양미술사를 읽어볼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읽으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서양미술사를 더 읽고 싶다면 진중권이 아닌 다른 책을 선택해라.
곰브리치의 미술사는 또다른 장점이 있다. 책이 단권이라는 점이다. 진중권의 책은 모두 4권이라 구입 비용이 원가 23,000원*4권=92,000원이다. 곰브리치는 일반책 기준 38,000원이다. 가격면에서도 훨씬 저렴하다.(양장은 더 비싸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두 책 모두 양이 많아서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걱정마시라. 미술사 책이다 보니 도판이 상당히 많다. 책 분량의 1/3은 사진이나 그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책의 두께에 비해 읽는 글자의 양은 많지 않다고 보아도 된다. 미술에 관심있는 분은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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