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라식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만족도도 매우 높아요.
10년 전만 하더라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으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점점 좋아지고 단가도 낮아지고 수술도 간편해졌어요.
일반 소시민도 편하게 할 수 있는 대중적인 수술이 되어버렸어요.
성형수술도 마찬가지죠.
쌍커풀 수술은 아예 시술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중화되었습니다.
라식과 성형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게 의료보험 적용이 안되는 영역이기 때문이에요.
철저한 시장원리에 의해서 형성된 곳 입니다.
저는 이런 원리가 다른 의료 분야로 영역을 넓혀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라식과 성형에서도 성공했다면 다른 분야도 괜찮지 않을까요?
대한민국에서 의료 시스템을 민영화한다고 하면 분기탱천하시는 분이 많을 거예요.
저 역시 의료민영화를 100%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 고려해야 할 점은 있어요.
해외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1. 소련의 자동차
요즘에는 누구나 차 한 대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한 집에 2~3대 정도 보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각자 출근해야 하니까요.
자동차라는 대중수단은 대한민국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단가가 만만치 않죠.
국민들이 싸고 질 좋은 차를 운전하기 위해서 나라에서 생산하면 어떨까요?
소련에서 그렇게 했었습니다.
구소련에서 생산한 최고의 자동차는 트라반트와 유고입니다.
정부의 자동차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만들었고 보급을 했겠죠.
어떻게 되었을까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만약에 소련이 무너지지 않고 자동차 산업이 여전히 정부의 산하 아래에 있다면
소련 국민은 여전히 트라반트와 유고가 최고의 차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정부는 혁신의 능력이 없습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은 더 좋은 차를 생산하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하고 혁신합니다.
이러한 원리는 의료에도 해당합니다.
정부라는 거대 관료가 의료 시스템을 붙들고 있을수록 혁신은 나오기 쉽지 않아요.
만약에 성형과 라식이 정부의 의료보험 항목에 들어갔다면
지금과 같은 뛰어난 기술과 비용 절감을 없었을 것이라고 보아요.
소비자는 더 좋은 수술을 받고자 병원을 선택합니다.
우리가 자동차를 사기 전에 여러 가지를 따져보는 것 처럼요.
병원은 소비자를 끌어 모으고 만족시키기 위해서 더 좋은 의료와 더 저렴한 비용을 제시하게 됩니다.
2. 미국과 쿠바의 의료
미국은 의료비가 천문학적으로 높아 악명이 자자합니다.
오바마는 의료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오바마케어라는 것을 만들었죠.
정부는 값 싸고 질 좋은 의료보험을 약속했습니다.
정말 듣기 좋은 말이에요.
하지만 세상에 값 싸고 질 좋은 물건이란 없습니다.
그리고 의료 시장은 수많은 의사, 간호사, 기업, 보험회사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서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요.
미국과 비교해 쿠바의 의료보장제도가 종종 언급됩니다.
영화 감독 마이클 무어는 <식코>를 제작했습니다.
쿠바의 의료제도는 점점 좋아지고 있으며 블록마다 의사가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주장은 전 세계 의료단체들이 확인했다고 하죠.
실제로 쿠바인이 미국인보다 더 수명이 길다는 UN 보고서도 있습니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입니다.
사회주의 정부는 통계를 조작하고 거짓말을 일삼죠.
20년 전에 소련에는 빈민이 하나도 없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쿠바는 유아사망률이 낮은 편인데, 현지 의사에 따르면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죽으면 통계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쿠바 정부의 통계는 믿을만하지 않지요.
무어는 비만 치료를 받기 위해 그가 찬양하는 쿠바를 가지 않았습니다.
플로리다에 있는 사설 스파를 이용했죠.
3. 영국과 캐나다의 의료
영국과 캐나다의 의료보장은 무료입니다.
환자에게서 진료비를 받는 대신 세금으로 충당합니다.
누구나 저렴하면서 평등한 의료 혜택을 보고 있죠.
그런데 이게 전부입니다.
모두 하향 평준화되어 있는 의료 혜택을 받고 있어요.
더군다나 한번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예약을 하고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죠.
건강검진을 받거나 가벼운 치료가 목적이라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뇌종양일 수도 있는 두통, 관절의 고통,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백내장 수술의 경우에도 기다릴 수밖에 없어요.
이는 분명 문제가 있고, 국민들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약속을 했죠.
병원 진료를 위해 기다리는 시간을 네 달로 줄이겠다고요.
참 대단한 약속이죠?
한 영국인은 의사를 기다리는 대신 기발한 방식으로 자신의 치아를 뽑았고 금세 유명해졌습니다.
그 방식이란 펜치와 보드카였어요.
캐나다에서 첨단의료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CT촬영, 내시경, 흉강경검사, 복강경검사 등을 빨리 받을 수 있어요.
애석하게도 이 혜택은 네 발이 달린 동물만 받을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수의학은 민영으로 운영되고 있죠.
개는 하루만에 CT촬영을 할 수 있지만 사람은 한 달을 기다려야 해요.
2009년 디트로이트 메디컬센터는 미국 최초로 바코드를
이용해 환자의 의료 기록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고 자랑했습니다.
슈퍼마켓은 40년 전부터 해오던 일입니다.
4. 선택의 자유
정부 주도 의료보장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자유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돈으로 자신이 원하는 병원을 선택해 치료를 받고 싶어 합니다.
아니면 돈을 아껴 다른 곳에 쓰거나 자식에게 물려줄 수도 있죠.
하지만 영국과 캐나다에서는 그러한 선택권이 없습니다.
정부는 병원을 다니든 안 다니든, 아프든 안 아프든 우선 돈을 강제적으로 가져갑니다.
정부가 세금을 모으고 그 돈이 의료비로 지출이 되죠.
그래서 우리는 병원을 갈 때 어느 병원을 갈지, 비용은 얼마인지 크게 따져보지 않습니다.
어차피 보험으로 처리될 것이고, 병원도 가격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알아내기 쉽지도 않아요.
하지만 의료가 민영화된다면 시장은 가장 치료를 잘하는 병원, 비용이 저렴한 병원이 어디인지 말해주게 될 거예요.
우리는 그렇게 자동차를 선택하고,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주거를 선택합니다.
정부는 생명을 다루는 의료계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맡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을 겁니다.
엘리트 의식입니다.
정부 엘리트인 자신들이 어리석은 개인의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은 정부가 아닌 바로 개인입니다.
5. 폰지 사기
메디케어는 미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사회보장제도입니다.
65세 이상 혹은 소정의 자격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죠.
노인들은 이 제도가 확장되길 원합니다.
당연하겠죠.
하지만 줄일 때입니다.
메디케어는 34조 달러의 단기 채무를 지고 있어서 이미 지속 불가능한 상태에요.
1965년 이 제도가 시행될 때는 나쁘지 않았어요.
그 당시만 해도 미국인 대부분은 65세까지 살았거든요.
하지만 현재는 80세에 가깝습니다.
자신이 낸 세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의 수혜를 보고 있어요.
그러면 그 금액은 누구에게서 거두어들일까요?
젊은이들이죠.
메디케어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새로 가입하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이 제도를 지탱할 수가 있어요.
게다가 노인들의 수명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서 상황은 더욱 나쁘죠.
사실상 폰지 사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노인들은 이 제도가 더 유지되길 원하고 젊은이들은 원하지 않아요.
그런데 노인들은 투표를 하고, 젊은이들은 안 한다는 것이죠.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문제를 키워 다음 정권에 넘깁니다.
자신들이 건드려서 표를 떨어뜨리고 싶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분명 미래에 큰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6. 시장의 혁신
만약에 의료민영화가 바로 시행된다고 하면 저 역시 불안합니다.
당장 몸이 아프고 다쳤는데, 병원비가 걱정되어 차마 병원을 방문하지 못할 것 같아요.
콧물만 나와도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타오는데 그런 소소한 진료조차 받지 못할 수도 있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장의 힘도 믿고 있어요.
시장은 정부가 하지 못하는 힘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혁신이에요.
혁신이 일어나면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사회가 바뀌죠.
기술 혁신은 보통 단가를 내리는 역할을 합니다.
상온 초전도체가 개발되었을지도 모른다는 풍문이 퍼졌을 때
동네 보건소에서 MRI 검진을 하고 비용은 3800원이라는 짤이 있었죠.
저는 만약에 의료민영화를 한다고 하면 처음에 두려운 마음이 클 것 같아요.
하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더 발전한 의료세계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든 출산정책에 반대합니다 (20) | 2024.02.08 |
---|---|
위대한 세대, 나약한 세대, MZ세대 (0) | 2023.11.13 |
빈부격차는 정말 문제인가 (5) | 2023.11.09 |
있지만 없는 아이들 (0) | 2023.04.08 |
신호와 소음 (0) | 2023.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