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청님 왈, 인생은 게임처럼 공략집이 있다고 하는데, 그 수단은 바로 책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청님은 자신이 과거 왕따였다고 밝힌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대화법과 관련된 책을 섭렵하고, 사회생활에 적용하니 인간 관계가 매우 향상되었다고 한다.
나 역시 사회 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때 대화법과 관련된 책을 읽었는데, 여기서 자청과 나의 차이가 드러난다. 나는 대화법 책을 4권 정도 읽고나서 더 이상 읽을 만한 가치가 없다고 느껴 다른 책을 더 찾아보지 않았을 뿐더러 실천을 해보지도 않았다. 자청은 대화법 책을 그대로 흡수하고 직접 실행을 하였다. 실행을 하느냐, 하지 않는냐가 삶의 미래를 바꾸는 관건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내가 대화법 책을 읽고 쓸모가 없다고 느끼고 실천하지 않는 이유는 책의 내용이 뻔한 심리학적 내용이며, 억지스러운 대화법을 만들어내서 실천을 종용하기 때문이었다.
혹시 마음 신호등이라고 보았는가? 초등학교의 도덕책에는 꼭 들어가기 때문에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분명히 보았으리라. 신호등 색깔에 맞추어 감정을 조절해서 생각하고 말하면 여러모로 좋다는 내용인데, 나는 이 마음 신호등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도덕 교과서에 실린 분께 여쭤보고 싶다. 당신은 마음 신호등을 일상 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지. 우리 주변의 성인 어느 누구도 마음 신호등이라는 억지스러운 대화법 전략을 가슴속에 품고 다니며 실천하지 않는다. 이 마음 신호등이 교과서에 실린 이유는 교육적으로 가르치면 좋은 내용이기 때문에 교과서에 실린 것이지 이것이 현실에서 널리 실천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교육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대화법을 다루는 책에서 제시하는 이론이나 화법 역시 이와 마찬가지이다. 저자들은 나름대로 마음 신호등처럼 무슨 거창한 이론인 마냥 이니셜의 앞글자를 이용해 전략을 만드시는데, 매우 작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한권 분량으로 길게 설명 하시지만 내용도 참 별거 없다. 한마디로 대화법을 설명하자면 쓸데없는 말을 줄이면서 경청, 즉 적극적인 듣기를 잘 하면 된다.
모든 책에서 경청을 중요시 여기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대화법은 침묵이다. 경청과 침묵은 상대방이 보기에는 비슷해 보일 수 있다. 둘 다 말은 별로 없고 듣는 것을 위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청하는 사람과 침묵하는 사람의 내면은 전혀 다르다. 경청이 듣기에 초점을 맞춘다면 침묵이란 하고 싶은 말을 참아야 하는 인내에 가깝다. 우리는 말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말을 하고 있지, 내가 몇 초 뒤에 할 말을 항상 준비하거나 미리 생각해서 말하지 않는다. 평소 자신이 하고 있던 생각들이 순간순간 입 밖으로 나가게 된다. 그때 본의 아니게 필연 듯 말 실수를 하게 되어 있다. 이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다. 그렇기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아야 하는 것이다. 물론 항상 침묵을 지켜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말은 해야 겠지만 나의 생각을 말하거나 주장하고 싶은 사안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의 말을 들어주고, 자신은 다른 생각이 있어서 입 밖으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절절하더라도 인내하는 것이 좋은 대화법이라 생각한다. 생각이 차이는 땅이 갈라지는 일이 일어나더라도 좁히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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