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아버지는 가족을 이끄는 리더였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도 했지만 전쟁에서는 갑옷을 입고 나가 싸우며 가족의 목숨도 책임을 졌다. 아버지는 사회적 존재이자 강인한 존재였다.
최근의 정신분석은 유아기보다는 영아기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 영아기는 출생 이후 만 3세 이전이다. 이때는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단계를 넘어서는 유아기부터는 사회적인 존재로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아버지의 문화적인 교육이 중요해지는 시기이다. 하지만 이 시기는 영아기에 비해 관심을 많이 갖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개인의 가치관과 자유에 대한 열망이 높아졌다. 각자가 자기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고 집중을 한다. 이 단계를 넘어서 사회적인 위치에 올라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도피를 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가족사진을 보면 중심에 아버지가 위치해 있으며 보통 장소는 거실이었다. 아버지의 사회적 위치와 직업을 알 수가 있었으며, 이것이 대를 이어 유지되는 것이 일상이었다. 아들은 아버지의 모든 것을 닮아야 했으며, 아버지는 아들에게 위엄이 있었고 교육을 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버지를 표현하는 사진이 많이 달라졌다.
아버지가 청바지를 입고 있다. 아버지의 모습에서 전혀 강인한 모습을 볼 수 없다. 오히려 여성스러운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아버지는 권위를 잃었으며, 요즘의 사회적 분위기는 아버지에게 친구와 같은 역할을 강조한다. 엄할 수 있는 아버지는 사회적인 지탄을 받기 일쑤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정교육은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 교육은 위엄이 있는 존재에게서 이루어질 수 있는 활동이다.
호통 판사로 유명하신 천종호 판사이다. 청소년 범죄를 재판하신다. 이 재판에 오는 일진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일까? 가족에서도 학교에서도 수십번의 교육과 상담이 이루어졌겠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을 것이다. 계속해서 범죄를 저질러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기 때문에 청소년 재판이라는 결과를 맞이했을 것이다. 놀랍게도 이 판사 앞에서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죄송하다고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빈다. 그전에도 귓등으로 듣지 않았을 어른의 말이지만 이 판사의 말은 다르다. 이유는 바로 이 판사가 위엄이 있기 때문이다. 이 판사의 결정으로 아이들은 소년원에 갈지 말지가 정해진다. 위엄이 있어야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금의 아버지는 어떤가? 위엄을 찾아보기 힘들다. 사회에서는 성공하고 강한 아버지를 원하면서도 집에서는 가정적이며 상냥하고 친구 같은 아버지를 원한다. 이런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형성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교육시키기는 쉽지 않다. 청소년 범죄를 줄이고 싶다면 아버지의 권위를 찾아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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