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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공감이 강요되는 세상

by 독서공방 2023.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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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 길리건이라는 여성 심리학자가 있습니다.

이 심리학자는 기존의 심리학이 너무 남성 중심적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심리학은 남성 위주의 가치관과 도덕성을 연구했습니다.

방법적인 측면에서도 심리학은 실험하고, 분석하고, 계산하는 식이었습니다.

캐럴은 여성적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는 배려, 돌봄, 공감 등을 강조하는 심리학을 만들었습니다.

심리학에 새로운 물결이 만들어졌습니다.

누군가는 이러한 심리학에 환호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때부터 심리학이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칼 로저스는 심리학자이며 상담 기법을 만들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무조건적 수용이 있습니다.

캐럴 길리건의 심리학과 비슷한 맥락의 이론입니다.

이 상담 기법을 풍자하는 유머가 있습니다.

일을 마치고 온 남편이 아내에게 말합니다.

다녀왔어.”

아내가 대답합니다.

자기야, 지금 다녀왔다고 말하고 싶은 거구나.”

아내의 반응에 남편은 당황합니다.

아내의 말은 아무런 가치와 의미도 없으며 오히려 기계적입니다.

 

최근에는 상담 관련 TV 프로그램이 다수 방영되고 있으며, 공교육에서 상담 교사를 대거 확충하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상담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급증하였습니다.

칼 로저스의 무조건적 수용은 듣기에는 좋아 보입니다.

힘들어하는 아이의 마음과 행동을 우선 보듬어주고 이해해주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상담 기법은 잘못되었습니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과 말을 하더라도 왜 그렇게 했는지 마음을 이해해주고 억지 공감을 해주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버릇없는 아이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뭐든지 이해되고 허용되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회는 나약해지고, 비이성이 판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잘못된 행동과 말은 일침을 받아야 하며 공감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관계 중심적 심리학이라는 이론적 근거로 인해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도 억지 공감과 경청이 우선시 되고 있습니다.

 

로렌스 콜버그는 도덕성 6단계를 만들었습니다.

그중에서 3단계는 관계를 중시하는 중간 수준의 도덕성을 의미합니다.

캐럴 길리건이 다루는 심리학은 콜버그의 도덕성 3단계에 해당하는 영역입니다.

다루는 도덕성에 이론적 한계가 있다는 뜻입니다.

4단계에서 6단계에 해당하는 고차원적인 도덕성 연구를 할 수가 없습니다.

 

실존철학자 사르트르는 말했습니다. ‘타인은 지옥이다.’

구조주의 철학자 라캉우리는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니체는 주인의 도덕과 노예의 도덕을 구분하였습니다.

캐럴 길리건의 도덕은 노예의 도덕에 해당합니다.

물론 철학자들이 말했다고 해서 법칙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 철학이 모든 학문의 상위에 놓이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철학자들의 말과 생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캐럴 길리건의 여성 지향적 관계 심리학은 중세시대 노예의 도덕으로 회귀하는 느낌입니다.

 

현대인들은 SNS에서 좋아요버튼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가짜 연기를 합니다.

쓸데없는 과소비와 여행을 즐기며 타인으로부터 부러움의 시선을 받기 위해 노력합니다.

공감과 경청을 타인으로부터 요구하는 쓸데없는 도덕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감, 경청, 배려 등의 여성 중심적 도덕이 심리학에 근거해 학문적으로 뒷받침되면서 노예의 도덕이 강요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도덕적 마음과 행동의 근거는 학문이 아닌 선의여야 합니다.

이러한 점이 개인의 성향상 부족하다면 배울 수도 있겠지만 최근에는 도를 넘어서 점점 강요되는 분위기입니다.

공감되지도 않은데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공감하는 척을 해야 합니다.

공감을 못하면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말도 안되는 주장도 경청을 해야 합니다.

경청을 못하면 기본적인 인간관계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비이성적이며, 틀렸으며, 피해를 주는 행동과 말에 대해서는 공감, 경청, 배려가 필요 없습니다.

따끔한 일침이 필요합니다.

물론 일침이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고가 막혀 있으며 자기만 옳은 줄 알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성의 힘을 기르고, 비이성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분별력을 키워야 하는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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