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 총균쇠는 진짜 틀렸나?

by 독서공방 2023. 2. 6.
728x90

 

제목이 무섭다. 모든 국가를 부정하는 아나키즘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은 국가 전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강력한 중앙집권이 국가의 번영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인민을 강압하는 강력한 중앙집권이 아닌 법에 의해서 원칙과 국방이 체계화된 국가를 말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국가의 실패란 특정 국가를 말한다. 즉 실패한 국가이다. 실패한 국가는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 설명해 준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북한이다. 

 

실패하는 국가는 두가지의 특징이 있다. 독재로 인한 부패 정치와 착취적 경제 제도이다. 이 둘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통 독재 정치는 부패를 부르며, 산업의 개혁과 성장보다는 인민들을 착취해서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경제 제도가 지속한다. 그래야 자신의 권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새로운 체계로의 변화를 싫어한다. 이런 국가는 실패하는 국가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북한이 바로 그러하다. 

 

성공하는 국가는 이와 반대이다. 민주적이며 분권화된 중앙집권적 국가 정치 제도가 잘 조성되어 있으며 사유재산을 강력히 옹호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성장을 위한 개혁이 수시로 이루어져 잘 살게 된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남한이 그러하다. 

 

요약하자면 성공하는 국가의 특징은 잘 정비된 정치와 개혁을 추구하는 경제이다. 그러면 무엇이 더 중요할까? 저자는 정치라고 말한다. 정치가 제대로 잘 잡힌 후에야 그에 알맞은 개혁을 추구하는 경제 제도가 뒤따른다고 한다. 평소 정치는 쓸모가 없으며, 세금만 낭비한다고 생각했다. 강력한 시장경제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는 정치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이 책에 의하면 잘 살던 국가도 정치로 인해 망할 수가 있으며, 못 살던 국가라 하더라도 정치가 제대로 잡히면 금방 되살아나 잘 사는 국가로 변모하기도 한다. 책에서는 그런 예시 국가를 다양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총균쇠를 쓴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생각은 틀렸다며 비판을 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문명의 발전과 속도는 지리학적인 위치에 따라 결정되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이성과 의지보다는 자연에 의해서 결정되어진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 점은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비판을 받는 부분이기도 하나, 그의 총균쇠 책을 전체적으로 읽다 보면 그가 말하는 지리학의 힘과 논리성에 압도된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쓴 대런 애쓰모글루는 재레드 다이아몬드를 비판한다. 문명의 발전과 성공 및 실패를 결정짓는 것은 지리학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라고 한다. 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정치 제도가 바로 문명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열쇠이다. 지리가 아닌 인간의 역량에 따라서 문명이 좌지우지된다는 말이다.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의 비판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겠다. 

 

총균쇠 책은 인류가 침팬지의 공통조상과 분리되는 약 700만 년 전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약 20만 년 전부터 지금 인간과 동일한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다. 그리고 도구와 문명 등이 발전하기 시작한다. 농업 혁명과 산업 혁명도 시작되면서 인간은 대륙별로 문명의 속도 차이도 발생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기술하는 역사는 수십 만년에서 수백 년이 최소 단위이다. 아주 긴 시간에서 인류의 문명을 연구한다.

 

대런 애쓰모글루가 기술하는 역사는 기간이 많이 다르다. 대런 애쓰모글루는 고작 수백년에서 수십 년 정도이다. 남한과 북한의 경제적 격차를 설명하는 기간은 1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대런 애쓰모글루가 다루는 역사는 재레드 다이아몬드에 비하면 상당히 짧다. 그래서 두 사람의 의견은 시간의 격차가 다름을 전제로 해야 서로 말이 된다. 결국 자신의 연구에서 둘 다 옳은 말을 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