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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한국사의 문제점

by 독서공방 2024.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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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는 어린왕자에게 바오밥나무는 교회만큼이나 큰 나무라고 알려줍니다.

어린왕자는 이에 답합니다.

바오밥나무도 크기 전에는 조그만했을 거라고.

우리는 한 인물이나, 국가, 기업이 성장한 상태가 과거에도 비슷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누구나 아기 시절, 조그만 촌락, 중소기업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죠.

국가의 역사를 국사라 합니다.

영어로는 National History입니다.

한국의 역사는 한국사가 되겠죠.

한국사는 웬만한 모든 시험에서 필수 과목이 되었습니다.

국사란 어떠해야 하는지 알아볼게요.

 

1. 한국사의 문제점

성경의 창세기는 창조신화입니다.

신이 빛과 우주, 생명체 등을 만들면서 역사가 시작되죠.

단군신화는 건국신화라고 합니다.

세상 만물이 창조되어있는 상태에서 단군이 국가를 건국한 것이죠.

여기서 오류가 발생합니다.

우리는 단군을 영웅으로, 고조선은 완벽한 국가의 상태로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신화에서 보면 하고 나타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생각하죠.

하지만 역사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고조선은 조그마한 촌락에서 시작했으며, 어쩌면 이 역사가 더 길지도 몰라요.

단군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그의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그의 조상에 조상이 업을 쌓아야 했겠죠.

어떤 문명도 완전한 상태에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왜 이런 오류를 겪는 것일까요?

한반도의 역사만을 공부하기 때문이에요.

인근 중국과 일본의 역사는 다루지 않아요.

우리 자신을 단일 민족으로 생각하고, 주체적인 통치 집단으로 생각하죠.

외세가 개입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분명 긴 역사 동안 주변국들과 무수히 많은 교류가 있었을 텐데 그런 것들은 많이 다루지 않아요.

국사책을 읽다 보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갑자기 몽골이 쳐들어오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일어나죠.

주변국들은 어떤 상태였으며, 어떻게 우리보다 강대국이 되었기에 우리를 침범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우리의 역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국들에 대해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안쪽만을 쳐다볼 때 그들은 바깥을 쳐다보았고 우리는 침략을 당했죠.

우리는 여전히 안쪽만을 봅니다.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만 공부해요.

그러다 보니 역사의 전체적인 맥락이 아니라 지엽적인 것을 외우는데 몰두하게 되죠.

중요한 것은 태정태세문단세가 아니라 조선과 주변국의 관계인데 말이에요.

한 나라에서 자기 완결적인 역사라는 것은 없습니다.

주변과 연결되어 있어 끊임없이 교류하는 지역사가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한국사는 닫힌 역사관을 가르칩니다.

 

2. 국사란 없다

국사는 영어로 National History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이 용어를 쓰는 나라는 별로 없어요.

지역사와 세계사가 역사인 것이죠.

현대에 들어와 문명이 글로벌해지고 지속적인 교류가 이루어지는데 우리는 한국사만을 고집합니다.

이를 보면 매우 낡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국의 역사는 로마부터 시작합니다.

로마인은 프랑스에 살던 켈트족을 영국 섬으로 몰아냈고, 영국을 속국으로 거느렸습니다.

영국은 로마와의 접촉으로 라틴어가 도입되고,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입니다.

때때로 로마의 침공에 대항하고, 영국의 민족 영웅도 탄생하였죠.

하지만 분명 당시 로마는 영국보다 더 발전된 문명국이었어요.

로마의 영국 지배는 영국인에게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먼 과거에는 그것이 당연했으며 또한 지금의 영국과 이탈리아는 분명 다르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이런 관점을 매우 싫어합니다.

우리 역사에 외세가 개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아요.

기원전 2세기 말에 중국의 한제국은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한반도를 관리하는 한사군을 설치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역사를 축소하거나 왜곡해요.

한사군은 한반도와 멀리 있고, 심지어는 말만 있을 뿐 실제로 설치하지 않았다고 하는 거죠.

외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나라를 건설하고 통치했다는 주체적 해석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다양한 문명을 받아들였고, 한때는 통치를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어요.

당시 과거 역사는 그랬던 적이 있는 거예요.

지금의 중국과 한국은 분명 다릅니다.

 

3. 단군신화와 일본

우리의 시조는 누구일까요?

단군이라고 하겠죠.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단군은 한 명의 사람일 뿐이에요.

우리의 시조는 단군의 지배를 받았던 다수의 피지배인들 입니다.

우리는 왜 스스로를 단군의 후손이라고 생각할까요?

단군이라는 완성된 성군이, 완성된 국가를 형성하면서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배웠기 때문이에요.

역사의 주인공은 국가이며 지배와 피지배는 자연스럽게 당연시되어요.

더군다나 단군의 아버지는 하늘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더더욱 국가를 신성시하죠.

순수 혈통과 주체성을 강조하면서 다른 나라가 개입할 여지를 제거합니다.

이는 이웃 국가에 대한 맹점을 만들어요.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이지만 가장 멀게 느껴지는 이웃은 일본입니다.

우리와 수천 년을 함께 했지만 역사책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백제가 문물을 전파했다고 잠깐 언급하고는 1천 년 뒤에 갑자기 임진왜란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또 수백 년 뒤에 갑자기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죠.

일본에 대한 맹목적인 악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일본이 어떻게 문명을 형성하고 국가로 성장하였으며 제국으로 발돋움을 하였는지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의 대동아공영권 전략은 미국의 대공황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배우지 않죠.

단지 일본이 조선을 침략해서 주권을 빼앗은 나쁜 나라로만 배울 뿐입니다.

 

4. 결론

우리는 국사와 더불어 세계사를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야 시야를 넓힐 수가 있어요.

세계사 책을 보면 일본이라는 나라가 참 자주 등장합니다.

최초로 토기 그릇을 만든 나라이기도 하고, 은이 많이 생산된 국가이기도 하죠.

한때 유럽을 뛰어넘는 총기 문화가 발달하였고, 일본의 미술은 유럽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해요.

한반도는 어떨까요?

저는 외국인이 쓴 세계사 책을 두루 읽었으나 한반도가 언급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먼 과거부터 세계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일본인 듯합니다.

어쩌면 지금 일본이 경제 대국이어서 현재의 파워가 과거 문헌 연구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죠.

어쨌든 우리는 역사를 공부할 때 한 나라가 아닌 주변 나라들과 연계하여 전체적인 맥락을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지적인 것을 암기하지 않고 맥락으로 흐름을 이해하니 공부가 더 재미있고 쉽습니다.

여러분은 세계사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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