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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총균쇠가 진실을 말하는 이유

by 독서공방 2023.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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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누구나 한 번쯤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들어본 책입니다.

하지만 막상 읽으려 하면 두께와 어렵다는 소문에 압도되어 버립니다.

700만 년 전부터 시작해서 전 대륙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내용이 방대합니다.

이 점이 책의 내용을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총균쇠의 진가입니다.

방대한 내용이라 총균쇠 한 권만 읽어도 수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용은 방대하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분명해서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물론 양이 많아 읽는 시간은 좀 걸립니다.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읽으면 누구나 소화할 수 있습니다.

 

총균쇠의 주제는 간단하게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역사는 지리적 환경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 한 문장을 말하기 위해 수년간 연구하고 사료를 조사해서 책 한 권이 나왔습니다.

한 인간의 노력 일생을 담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총균쇠는 매우 훌륭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결론은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인간을 환경에 순응하는 수동적 존재로 정의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개척 정신을 간과했다는 것입니다.

일리 있는 말이지만 총균쇠의 결론은 진리에 가깝습니다.

왜 그러한지 구조주의 입장에서 밝혀보겠습니다.

 

실존주의 철학에서 구조주의 철학으로 넘어오면서 인간은 재정의 됩니다.

인간은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존재가 아니라 수동적이며 자유의지는 없다고 합니다.

인간은 구조 속에서 틀에 맞추어 생각하고 행동할 뿐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구조주의 인간관을 불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 역시 이런 생각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간은 프레임에 갇혀서 살고 있습니다.

태어나는 순간 국가, 문화, 교육 등 정해진 틀에 맞추어 삽니다.

가끔 벗어날 때도 있지만 그런 사람은 니체의 초인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달성하기 어려운 인물관입니다.

 

구조주의 철학에 입각한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역사관이 있습니다.

브로델은 역사를 피라미드 형태로 분류합니다.

사건사, 국면사, 구조사입니다.

맨 위 사건사는 특정 세대(세종대왕)의 역사입니다.

중간 국면사는 특정 국가(조선)의 역사입니다.

사건사보다 좀 더 긴 역사관입니다.

맨 아래는 구조사이며 빙하기나 간빙기처럼 수만 년, 수십 만 년에 걸친 역사입니다.

구조사 단계가 모든 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사건사와 국면사는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브로델에 의하면 구조사가 진정한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건사와 국면사는 구조사에 의해 결정지어질 뿐입니다.

 

총균쇠는 구조사 측면에서 다루는 역사책입니다.

저자가 역사의 원동력으로 삼는 지리와 환경은 금방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현재와 같은 유라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수백만 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유라시아는 가로로 긴 모양이라서 비슷한 위도에 속한 땅이 많아 동식물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유라시아에 살던 인류는 동물과 식물을 사용해 문명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반면에 아프리카나 아메리카는 세로로 길어 위도가 다양합니다.

동식물이 번식하기 좋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수만 년 동안 빙하기와 간빙기를 교차로 겪으며 대륙을 이동해 다녔습니다.

1만 년 전 빙하기 시절 해수면이 낮아지면서 유라시아의 동쪽 끝에서 아메리카로 넘어간 인류가 있었습니다.

아메리카 인류는 역사가 짧아 문명 발전 속도가 늦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대한 기간 동안 인간은 지리와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왔습니다.

개중에 인간이 문명을 발전시키기 좋은 지역이 있었습니다.

중동의 비옥한 초승달지역입니다.

인류 최초의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발흥지입니다.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는 문명을 발전시키기 좋지 못한 환경이었습니다.

유라시아에 의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는 정복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총균쇠는 거대한 시간 속에서 지리와 환경이라는 역사의 원동력을 찾았습니다.

총균쇠는 구조주의 역사관에서 진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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