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7 토지 - 애착가는 인물, 수동이 우리나라와 외국의 모든 소설을 통틀어 단연 으뜸은 토지이다. 각종 고전 문학을 많이 읽어본 사람으로서 단호히 말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인물의 감정에 이입하여 기쁨과 슬픔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그 책이 훌륭함을 의미한다. 특히 슬픔을 표현하고 승화하는 박경리의 문장은 다른 어떤 책들도 따라갈 수가 없다. 단지 책이 장편이라 대작이 아닌, 인간의 심리와 삶을 잘 묘사해서 가슴이 매어지게 만들기 때문에 대작인 것이다. 2권에는 '수동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인물은 아니나 개인적으로 매우 애착이 가는 인물이다. 수동이는 최치수 집안에 머슴이다. 수동이에게는 꿈이 있다. 노비에 불과하지만 같은 여자 머슴인 귀녀와 혼인해서 아이들을 낳고 소박하지만 행복하게 살고자 한다. 하지만 운명이 도.. 2023. 2. 19. 불편한 편의점 - 심야의 편의점 유행하는 단어가 있다. 힐링. 세상 살기가 각박하다 보니 사람들은 힐링을 요구한다. 힐링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꽤 많이 활용되는 소재이다. 이 유행은 소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불편한 편의점이다. 힐링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생각해보면 그 국가는 일본이지 않을까 싶다. 일본 소설 중에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정신상담 치료를 해주는 의사이다. 이 의사는 덩치가 상당하며(독고처럼) 엉뚱한 말과 행동으로 독자들에게 웃음을 준다. 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는 그런 의사의 행동이 낯설게 느껴지고 심지어는 거부감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상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내담자는 스스로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며 힐링을 받는다. 본 소설 역시 비슷한 구조와 내용을 가지고.. 2023. 2. 5. 불편한 편의점 - 독고는 왜 죄를 고백하지 않았는가 부제 - 독고는 왜 죄를 고백하지 않았는가 위 책에 따르면 정의란 '서사'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한다. 서사란 이야기를 의미한다. 상대방과 나, 이 세계와 내가 어떤 서사적 관계를 가지고 있느냐가 정의를 정의한다고 한다. 그 예로 한 정치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마피아 두목으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형이 있다. 청문회에서 그는 마피아 형을 고발하라는 압박을 받게 된다. 그는 사회적 안정과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형을 고발해야 함을 인지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형을 고발하지 않는다. 자신의 형이기 때문이다. 형은 그의 가족으로서 공리주의, 의무주의, 목적주의의 정의보다 가족이라는 서사적 정의가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비슷하지만 다른 이야기도 있다. 한 테러범이 테러 예고를 .. 2023. 1. 25.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