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자청을 비판하는 영상이 유튜브 알고리즘에 뜨네요.
저는 1년 전에 자청의 역행자를 읽고서 ‘대단한 청년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비판할 점이 많았습니다.
그가 부자임을 의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사업을 성공했고, 주변 사람들도 인정해주는 분위기였거든요.
저는 이번 영상에서 자청을 비판하기보다는 그의 책을 비판해보도록 할게요.
자청은 본인 말로 찐따였다고 합니다.
공부도 못했고, 얼굴도 못생겼고, 가난했습니다.
겨우 영화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으나 왕따였습니다.
자청은 변화해야 함을 느끼고 인간관계를 위해 대화법 관련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관련 책을 몇 권 더 읽고 실제로 적용해 사람들과 친해집니다.
심지어 지인들이 본인에게 고민을 털어놓기까지 합니다.
저 역시 사람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편이어서 대화법 관련 책을 여러 개 읽었지만
저의 경우에는 단연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자청은 실제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그러려니 하고 이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자청은 전북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게 되는데요.
사실 별로 대단할 것은 없습니다.
여기서 친구 지한이를 만나게 되는데, 둘이 사업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그 사업은 ‘이별 상담’입니다.
저는 오은영의 전문적인 상담도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의심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더군다나 이별 상담이라니 저에게는 기괴했습니다.
어쨌든 둘은 사업을 시작하는데, 상담비는 5만 원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신청하지 않아요.
그래서 금액을 19,000원으로 낮추자 드디어 한 건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 3천만 원을 벌었데요.
이 부분은 정말 의심할 점이 많습니다.
상담 시간을 대략 1시간으로 잡고, 시간당 19000원입니다.
3천만 원이 되기 위해서는 1579시간을 상담해야 합니다.
하루 24시간, 한 달 30일이면 한 달은 총 720시간입니다.
물리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하죠.
어떻게 이걸 한 달 만에 달성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3천만 원이라는 금액도 이상합니다.
53쪽에서는 매출이라고 하고 152쪽에서는 순수익이라고 말합니다.
자청 본인도 매출인지 순수익인지 좀 헷갈리신 것 같아요.
더군다나 자청은 20대 초반의 대학생이었으며 과거 대부분 거의 찐따였기 때문에 연애 경험이 적습니다.
수십 번 연애를 하고 이별을 했다면 경험이라는 데이터가 쌓여서 조언을 해줄 수 있다고 치지만
책만 읽은 그가 어떻게 연애를 상담했다는 것인지 가늠이 되질 않습니다.
이건 기만에 가깝죠.
어쨌든 그는 사업에 성공합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아트라상’이라는 재회 상담 회사를 설립해요.
역시나 의문이 있습니다.
재회를 어떻게 상담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아요.
문제가 있는 부부는 부부상담을 받죠.
남편과 아내가 같이 상담을 받는 것이에요.
하지만 아트라상의 재회 상담은 이별한 두 사람이 같이 상담을 받는 것이 아니죠.
상담을 신청한 한쪽만 상담합니다.
그렇게 상담해서 어떻게 재회를 성공시키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짜장면을 짜장 없이 면만 먹는 느낌이에요.
더군다나 상담비가 얼마일까요?
참고로 오은영 박사님은 상담비가 엄청난 고액이라서 비판을 받았었죠.
그래도 전국 최고의 아동 상담가이기 때문에 적절하다는 호응도 많았어요.
오은영 박사님의 상담비는 1시간에 60만 원입니다.
자청의 재회상담비는 90만 원이에요.
믿기지 않으시죠?
책 158쪽에 시간당 90만 원이라고 나옵니다.
이것은 이별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의 절박한 마음을 돈벌이에 이용한 것입니다.
마치 종교가 경제가 어렵고 외로운 사람에게 잘 전파되는 것과 같이 이치입니다.
저는 아트라상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어요.
모든 상담을 자청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총 9명의 상담사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자청에게 재회상담 매뉴얼 교육을 받으신 분이에요.
그러니까 상담이 내담자 개인의 상황에 맞춘 것이 아니라 매뉴얼에 내담자를 끼워 맞추는 형식입니다.
상담의 질에 의심을 가게 만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는 재회 자체에 반대합니다.
서로 문제가 있었으니 이별했겠죠.
만약에 상대방이나 본인이 바람펴서 이별했다면 이것도 상담으로 재회를 시켜줍니까?
말이 안되죠.
어쨌든 자청은 사업을 매우 성공시킵니다.
그래서 저는 자청이라는 사람의 사업이 유익하다고 보지는 않았지만 그가 돈은 버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청의 다른 사업은 ‘이상한마케팅’ 입니다.
타인의 사업을 성공시키거나 매출을 올려주는 컨설팅 사업입니다.
이것은 스티브 잡스가 경멸했던 바로 그 사업이죠.
왜냐하면 그 사업에 몸 담지 않았던 사람이 조언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중간 등수의 학생이 서울대 가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뭐 어쨌든 자청은 이 사업도 매우 성공했으니 대단하다고 보겠습니다.
또한 자청은 PDF 전자책 사업을 하는데, 본인 책은 29만 원에 판매합니다.
저는 양서 읽기를 좋아합니다.
최근에 읽는 책 중에서 레이 달리오의 ‘변화하는 세계 질서’라는 책이 매우 훌륭했습니다.
레이 달리오는 동료들과 함께 어마어마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책을 냈습니다.
이 책은 38000원인데, 이 책이 쓰여지기까지의 수고스러움을 생각한다면 결코 비싸지 않습니다.
오히려 감사하죠.
그런데 자청의 개인 경험담 책이 29만 원이라뇨.
이건 너무 했죠.
201쪽에 보면 29만 원짜리 본인 책이 6권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초사고 글쓰기’라는 책은 하루 만에 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하네요.
그렇다고 할게요.
231쪽에는 30억 원 이상의 주식을 투자하고 있는데, 매년 20%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이정도면 워런 버핏과 어깨도 나란히 할 수 있습니다.
너무 비판만 하면 조금 미안해서 제가 책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이나 동의하는 부분을 소개해드릴게요.
걸음은 좋은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사람일수록 막대한 부를 얻도록 사회가 설정되어 있다.
승률이 있으면 손실 회피 편향을 이겨내고 베팅하라. 만약 실패하더라도 ‘난 잘한 거야, 확률상 어쩔 수 없었지’라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실행을 통해 자신의 판단이 맞는지 가설 검증을 해봐야 한다.
실행력이 높은 사람이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쉽게 경제적 자유를 얻는다.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사실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해주기도 한다.
적극적인 태도로 무슨 일이든 해보라.
우리는 목표를 설정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성장한다. 지혜를 얻는다. 더 나은 삶을 얻는다.
돈이 행복을 보장하진 않는다. 다만 인생의 자유를 보장할 확률은 높다.
여러분은 자청의 역행자를 어떻게 읽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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